새들의 눈물 나는 구애의 장면을 포착한 굉장히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 영상 속 뉴기니 섬의 새들은 상대의 마음을 사기 위해 치장과 춤 연습에 몰두합니다. 사랑(?)과 생존을 위한 무대를 어떻게 채울지 치열하게 고민하죠. 🩰 제가 만약 새로 태어났다면… 그 분투와 무대 조명을 전 견디지 못했을 거에요.. 인간으로 태어나서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 유젠 🖇
[ 음악 ] 새소리 좀 내보겠습니다 🦢
[ 영화 ] 새가 되고 싶은 비행기 🚁
[ 트렌드 ・ 대중문화 ] 자유로운 새들을 봐, 자유로워
[ 미술 ] 귀가 있다면 이 음악을 들어라
음악
새소리 좀 내보겠습니다 🦢
파리 출생의 카미유 생상 (Charles-Camille Saint-Saëns)은 아마 많은 분이 학창 시절 음악 시간에 <동물의 사육제>를 통해 만나보셨을 겁니다. 음악 수업에 크게 집중하지 않으셨다고요? 👀 그렇다면 김연아 선수의 🔗'죽음의 무도'는 어떤가요. 한국인이라면 꼭 보셨을 경기의 음악을 작곡한 사람이 바로 생상입니다. 그리고 그는 🔗52번째 레터에서 소개드렸던 포레의 선생님이기도 해요. 🏫
생상은 자신의 친구가 주최한 사육제¹⁾의 마지막 날 음악회를 위해 <동물의 사육제>를 작곡했다고 합니다. 🎊 하지만 몇 번의 비공개 연주회를 끝으로 곡의 출판과 연주를 금지했죠. 멘델스존과 로시니 등 다른 작곡가의 악상을 일부 인용했고, 또 특정 이벤트를 목적으로 작곡되었다는 이유로 말이에요. 🚫 다만 예외적으로 현재 가장 유명한 13악장 '백조'²⁾만큼은 유일하게 생상의 생전에 출판됐습니다. 🦢
그래도 작곡한 게 아까웠는지(?) 생상은 다른 악장들도 사후 출판은 허용했습니다. <동물의 사육제>에는 백조뿐 아니라 뻐꾸기 등 다양한 새들의 소리가 표현되어 있거든요. 덕분에 생상의 작품 속 등장한 다른 새소리도 소개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 9악장 '숲 속의 뻐꾸기', 10악장 '큰 새집'까지도요. 이렇듯 <동물의 사육제>는 '표제 음악', 즉 작품에 작품번호가 아닌 제목이 붙은 음악으로, 제목만 보고도 작곡가가 어떤 아이디어로 곡을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어요.
🎧 생상스 - 제 13곡 백조 🎧
🔗'숲 속의 뻐꾸기'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클라리넷의 악기소리가 뻐꾸기의 울음소리를 표현합니다. 어떤 연주에서는 나무에 올라가 있는 뻐꾸기의 소리를 더욱 잘 표현하기 위해 클라리넷 연주자를 박스석에 배치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큰 새집'에서는 플루트가 빠른 트릴 연주 기법으로 앵무새, 극락조, 벌새 등 다양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표현했고요.
🎧 생상스- 제 14곡 피날레 🎧
생상의 다양한 새소리.. 잘 들으셨나요? 끝으로, 축제에서 피날레를 빠뜨리면 아쉽겠죠. 생상이 벌인 축제의 마무리는 새들과 모든 동물들이 함께 모인 ‘피날레’가 되겠습니다. 🙌
¹⁾ 사육제는 카니발(Carnival)이라고도 하는데요, 유럽의 가톨릭 구각에서 매년 사순절(부활절 이전 40일)이 시작되기 전 2월 말에 며칠간 열립니다.
²⁾‘ 백조’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피아노 협주곡의 형태로 연주되기도 했어요.
어릴 때부터 허약했던 그는 아주 어린 나이에 9년 동안 침대에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 그에게 허락된 건 창문 밖으로 밖을 내다보는 것뿐이었죠. 그가 새를 동경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군용기 부품 공장장이던 아버지가 만든 전투기의 날개를 보며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요. ‘나도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다.’ 🕊️ 그러나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비행기의 날개가 🔗사실 가미카제에 동원될 비행기의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되며 그의 세계는 크게 흔들립니다. 부유했던 집안 재력은 사람이 죽고 죽이며 만들어낸 것이었으니까요.
전쟁을 일으킨 국가에서 태어나, 군용품을 만드는 집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가진 수치와 죄책감, 비행기의 기형학적 아름다움,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했던 그는 다면적인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갈등을 작품에 가감 없이 녹여내죠. 처음 드렸던 질문을 조금 달리 드려볼까 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왜 영화를 만들었을까요? 역시 하늘을 자유로이 나는 새를 동경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새가 되고 싶었던 비행기는 필름 속 세상에서 끝없이 하늘을 날고, 또 날았습니다. 자신을 감싼 고철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 가벼운 마음으로 하늘을 날 때 까지요. 🕊️
(광고/이벤트) 다다 소식
새소리 만큼 경쾌하고 편안한 그림
세르주 💋그림책 『돌 씹어 먹는 아이』의 화가로 왜 저를 떠올리셨나요?
송미경 📕당신의 전작들을 보며 맑고 경쾌한데 한편으론 깊은 그림이라고 느꼈어요. 제 글에 음악을 붙여 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은 갑자기 한 곡의 노래가 된 듯해요. 당신은 제 글에 처음 음악을 붙여 준 작곡가인 셈이에요. 매우 고마워요. 다음에도 또 함께 작업하고 싶어요!
그림책 『돌 씹어 먹는 아이』를 쓰고 그린 작가 송미경과 세르주 블로크가 만났습니다. 책과 삶에 대한 자유로운 이야기가 오가는 즐거운 인터뷰를 님께 먼저 공개해드려요. 💬 낯선 작가 같지만, 타임지나 삼성전자 등과도 작업한 적 있고, 그림을 보는 순간 편안해지고 즐거워지실 거예요! 🥰 더불어 뉴스뮤지엄 연희에서 세르주 블로크의 전시가 열리고 있대요. 아래 두 버튼을 눌러 자세한 정보를 알아보세요!
+) 그의 그림을 더 가까이서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보세요. 10분께 세르주 블로크가 그림을 그린 책 『나는 기다립니다』를 증정해드릴게요!
오늘 당신께 다다른 DADA letter, 어땠나요?
부쩍 추워진 가을... 아니 겨울입니다. 🥶 이런 날에는 집에 콕 틀어박혀 책을 읽어야겠죠! 그래서 이번 레터에서 책 『야생 숲의 노트』를 소개해드리기도 했고,세르주 블로크의 책을 증정해드리는 이벤트를 열어도 보았어요. 님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독서보다는, 커피 한잔 쥐고 새소리 감상을 택하신다면, 그것 역시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