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수식으로 풀어보는 것은 허무맹랑한 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썸머 필름을 타고!>의 주인공, ‘맨발’, ‘블루 하와이’, ‘킥보드’, 그리고 ‘린타로’를 보고 있으면… 가능할 것도 같아요. 시대극 오타쿠, ‘맨발’을 중심으로 친구들이 모입니다. 영화 동아리에서 시나리오가 탈락하는 바람에 스탭도 장비도 모두 변변찮지만, 열정은 준비되었고, 햇볕도 눈부셔요! 🥳 축제의 재료는 전부 여기 있습니다.

페스티벌에 가기 전, 무엇을 준비하시나요? 내로라하는 멋쟁이들이 모이는 자리이니 밀리지 않을 옷도 준비해야겠고,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할 헤드라이너는 누구인지 미리 체크해야겠죠? 😎 페스티벌의 느낌을 내는 요소도 좋지만, 음악을 즐기는 일에 더욱 집중하고자 하는 분들께 대안이 될 만한 페스티벌을 소개해드리려 해요! 바로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입니다. 🚞

“선을 긋기 전에 함께 춤을 추자”를 모토로 2018년부터 강원도 철원에서 개최되고 있는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이하 피스트레인)은 음악을 매개로 평화와 자유의 경험을 실현하고자 애쓰고 있어요. 막연하게 느껴지시겠지만, 먼저 “계급”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해 보죠. 페스티벌에 흔히 존재하는 ‘헤드라이너’ 개념을 없애 차트 순위로 분류되지 않은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고루고루 만날 수 있는 라인업을 완성해보는 거예요. 😏

다음은 “세대”와 “문화”의 경계를 없애볼까요? ‘피스트레인’은 철원군민, 철원 소재 복무 중인 군인들에겐 티켓 값을 받지 않아요. 페스티벌의 주 소비층인 젊은 멋쟁이들 뿐 아니라 주민과의 접점도 열어두었죠. 그래서일까요? 페스티벌엔 헤드벵잉을 하는 할머니, 🧓 DJ 음악에 맞춰 손을 잡고 춤추는 중년 부부, 👯 ‘나락도 락이다’ 깃발을 흔드는 어린이까지 👶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페스티벌은 ‘소비적인 콘텐츠’라는 비판이 늘 따라붙습니다. 💸 그래서 ‘피스트레인’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할 콘텐츠에 대해 고민함으로써 동료를 모으고 관련 담화를 본격화해 보기로 해요. UN과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범지구적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대해 배우고, 이를 국내 축제 문화에 접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나눠보는 워크숍을 진행하는 방식으로요. 📚 순간의 즐거움 그 이후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있어 내년도 내후년에도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으리란 희망이 듭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가 선을 긋지 않는다면, 더 다채로운 사람들과 오래오래 춤을 출 수 있지 않을까요? 🥳

님, 책 자주 읽으시나요? 📚 🔗성인 10명 중 절반이상은 일 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해요. 물론 ‘책’의 형태가 아닌 다른 글을 읽을 수도 있고, 글 대신 영상을 볼 수도 있어요. 또 듣는 책도 있죠! 하지만 아쉽게도 책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한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책 축제는 어떨까요? 독서량에 비례해 분위기가 휑할 것 같으신가요? 조금 오버해 보자면, 축제답게 ‘발 디딜 틈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책 축제, 🔗서울국제도서전(SIBF)의 사전 예매 인원이 작년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거든요. 📈 1954년 전국도서전시회로 시작했던 서울국제도서전(SIBF)은 지금까지 무려 70년 가까이 이어져온 축제예요. 국제도서전인 만큼, 저작권 센터에서 국내 작가들의 출판 저작권 수출기회를 마련하고, 주빈국관을 운영하여 문화적 교류를 추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축제의 가장 큰 축은 아무래도 출판사들이 운영하는 부스들이겠죠? 각자의 개성 있는 부스들이 한 데 모여있는 걸 구경하는 건 큰 재미니까요. 출판사가 직접 진열하고 전시한 책들은 서점의 큐레이션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기도 하고요. 뿐만 아니라 🔗‘책갈피 프로그램’을 통해 독자들은 강연, 사인회, 이벤트, 체험 프로그램 등 책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도 있어요.

우리는 항상 ‘책’의 공간을 마련하며 살아갑니다. 무엇이든 보관할 수 있는 수직형 가구를 책꽂이라 부르고, 무언가를 올려놓을 수 있는 수평형 가구를 책상 이라고 부르는 것은 책이 우리 삶의 일부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울국제도서전(SIBF) 홈페이지

아마 도서전에서 책을 정독하는 사람들은 몇 없을 거예요. 🤓 다들 부스를 구경하고, 진열된 책을 괜히 만져보며 본문보다는 표지와 질감에 더 주목하겠죠. 그리고 올해 열리는 2023 서울국제도서전은 🔗‘인간이 아닌 모든 것, 그리고 인간이지만 소외된 이들’을 주목한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도서전을 찾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떤가요, 책에 큰 관심이 없어도 책 축제에 갈 이유가 충분히 많은 것 같지 않나요? 😯

🎧 나혼자 컴눈명 뒤풀이 1부 🎧

지난 2021년 6월, SBS에서 문명특급의 ‘컴눈명 콘서트’가 방영되었어요. ‘컴눈명’은 ‘다시 컴백해도 눈 감아줄 명곡’을 줄인 말인데요. 문명특급은 2세대 K팝 아티스트와 음악을 다시 조명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기획 과정에서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 나인뮤지스, 애프터스쿨, 2PM 등이 무대를 선보이면서 K팝 팬들을 한 데 모으는 판을 만들었죠. 코로나19로 대면 행사가 대폭 줄었던 무렵, 가뭄에 단비 같았던 축제였습니다.

그런데 방송이 종료된 후, 짙은 여운에 빠진 사람들이 한 유튜브 채널의 라이브 스트리밍에 모여들었습니다. 👥 틴탑의 장난아냐, 걸스데이의 잘해줘봐야, 시크릿의 마돈나와 같은 음악이 이어졌고, 사람들은 채팅으로 활발하게 소통했습니다. 그야말로 ‘랜선’ 뒤풀이가 열린 거예요! 🕺 라이브는 1부에 이어 2부까지 열리며 무려 새벽 여섯 시까지 진행됐고,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접속해서 그 열기가 엄청났습니다.

‘나혼자 컴눈명 뒤풀이’ 라이브 스트리밍이 소위 ‘대박’ 난 이유는 다름 아닌 선곡에 있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아이돌의 음악을 한 때 즐겨 들었던 사람이라면 거를 음악이 없거든요. 진행자는 즉흥적으로 음악을 골라 재생하는 것인데도, “이거지!” 하는 곡들을 내놓았습니다. ‘컴눈명 콘서트’에서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음악까지 아우른 덕분에 채팅창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 라이브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은 ‘최고의 디제잉’, ‘토토가가 무슨 느낌이었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라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잠시 ‘나혼자 컴눈명 뒤풀이’에서 재생된 음악들이 발매된 시기를 떠올려 볼까요. 대중음악계를 아이돌이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반짝이는 아이돌이 수없이 많았던 것만큼이나, 오랜 시간 이들의 음악을 즐긴 리스너도 많았어요. 시간이 흘러 열린 컴눈명 콘서트라는 축제와 뒤풀이 라이브는 여러분이 있었기에 지금의 K팝이 존재한다며, 우리의 지난날에 파티를 열어주는 시간이었던 것만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