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쉽게 빵을 먹습니다. 식빵, 시나몬 롤, 팥빵, 휘낭시에… 수많은 빵이 식사나 디저트, 간식, 나아가 즐거움까지 될 수 있죠! 하지만 렉시 스미스에게 빵은… 영감입니다! 💡그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인 🔗‘Bread On Earth’는 세계 곳곳의 빵을 아카이빙 하는 것에 기초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레시피나 만드는 사람을 살피고, 마침내 그 안에 숨은 세계를 해독해내는 것으로 구성됩니다.

렉시 스미스의 말을 따라가볼까요? 🔍 “빵은 돈이요, 삶이요, 빻은 곡식과 물을 서로 뭉쳐 구워낸 것이요.”  ¹⁾ 과연 이 중 과장되거나 비유를 통한 것이 있나요? 빵은 상품으로 사고 팔리며, 인간에게 영양소를 공급하며, 주로 밀가루와 물을 섞어 만들잖아요. 다음은 그의 시선을 따라 세계를 바라봅시다. “인도의 식사 빵, ‘난’은 주로 여성에 의해 만들어진다”는데, 🔗오늘날 인도 여성이 가사 노동에 참여하는 비율은 남성에 비해 577% 높대요. 한편 “세계 도시 뉴욕에서는 ‘글루텐 프리’ 빵이 인기”인데, 🔗세계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의 규모는 21년 기준 79억에 달하고요.

왜 하필 ‘빵’이어야 했을까요? 렉시 스미스는 우연히 푸드 디자이너 '라일러 고하르'를 만난 이후, 내면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서의 ‘음식’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 음식을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해, 그는 미술 대학이 아닌 레스토랑과 카페로 향했습니다. 10년 가까이 제과제빵사 경력을 쌓은 뒤, 2015년 뉴욕에서 발효빵 15개를 전시하며 예술가로 데뷔하게 됩니다. 여러 빵을 접하고 직접 만들어보며, 그는 빵이 세계에서 가장 흔하지만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영감을 불어넣는 음식임을 스스로 깨달은 것이죠.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고 있으면, 빵이 이토록 신묘했던가 싶어요. 🔮 발효되고 구워지며 스스로 커지는 빵, 종이처럼 얇은 주황색 빵, 촛대가 된 빵. 그 안에 우리의 삶이 재료가 되어 녹아있다니! 최근 보았던, 베이커리 또는 빵에 대한 여러 풍경들을 새삼스레 생각하게 됩니다.

포크송을 들을 때 우린 흔히 ’낭만‘을 떠올리곤 합니다. 청춘들이 오손도손 모여 앉아 통기타 코드에 사랑의 고백을 얹어 부르는 장면을 상상하거든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송창식과 윤형주, 이장희의 음악을 들으며 연인에게 꽃반지를 끼워주는 젊은이들도 많았으니까요. 🌸 그러나 포크송의 뿌리를 살펴보면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아닌 음악임을 알 수 있어요.

포크송은 미국의 모던 포크에서 출발해, 상업주의에 반발하고 비판적인 사회의식을 가득 담은 음악입니다. 통기타와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만들어내는 이 음악은 단순한 만큼 가사의 메시지에 집중하게 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 밥 딜런, 양희은, 김광석 같은 가수들은 이런 포크송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아티스트예요. 포크송 가수들은 서정적인 멜로디에 힘 있는 가사를 얹어 민중의 메시지를 음악에 담으려 애씁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아티스트, 이랑의 음악에도 앞서 포크송의 길을 걸은 선배들의 얼이 서려있습니다. 2021년에 발매한 ‘늑대가 나타났다’에는 마녀, 늑대, 이단으로 통칭되는 이들의 외침이 가득해요. 🗣️ 우린 쓸모없는 사람들이 아니오. 너희가 먹는 빵을 만드는 사람일 뿐!

빵은 가장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음식 이상의 상징성을 가지곤 했습니다. 🥖 음식을 먹고 배부를 수 있는 권리, 즉 기본권을 상징했죠. 그래서 민중의 외침엔 빵이 심심찮게 등장했습니다. 인간이 살 수 있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빵’과 가장 기본적인 구성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음악인 ‘포크송’. 어쩌면 포크송 아티스트의 음악에서 ’빵‘이 등장하는 게 너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랑은 꾸준히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수상하며 팬 뿐만 아니라 평론가들에게도 인정받는 가수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의 행보를 “🔗무색무취”하게 만들기도 해요. “내 친구들은 모두 가난합니다. 이 가난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사는 걸까요. 🔗빵을 만들다 죽은 이들의 소식이 허공에 스러지고, ‘나는 빵을 만들지 않아 다행’이라며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 이를 노래로 만드는 이들과 함께 사는 세상. 주린 배를 괜시리 움켜쥐게 되는 세상입니다.

님, 아침식사는 보통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 1인 가구가 늘고 더욱 바빠진 사회에서 아침은 대개 간단히 챙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2015년을 기점으로 한국인은 밥보다 빵을 더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 걸까요, 점점 더 빵에 대한 소비자의 애정과 관심 또한 변해가고 있습니다. 맛있는 빵집을 찾아 나서는 걸 일컫는 ‘빵지순례’라는 단어가 생기기도 했고, 이젠 무려 🔗빵집 ‘오픈런’을 해서 세 시간씩 기다리는 모습까지 나타나는 걸 보면요. 🥯

베이커리가 다양하지 못했던 때, 혹은 내가 구입하는 물건에 대해서 세세히 따져보기 보단 간편한 선택을 주로 했던 때에는 빵에 어떤 재료가 쓰이는지, 밀가루는 어떻고 버터는 어떻고를 따지지는 못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아주 많은 빵집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그리고 빵은 이제 디저트뿐 아니라 식사로 자리 잡았고요.

우리의 삶에 ‘빵’이 자리 잡은 비중이 늘어난 지금, ‘어떤 빵’을 먹고 있는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어떤 식사를 하고 사는지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나타내기도 하니까요. 값싼 가격, 편리한 위치, 이목을 끄는 인테리어, 혹은 고급 재료. 😮 빵집은 다양한 선택지로 우리를 유인합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부적절한 임금과 원가절감을 위한 재료사용, 혹은 포토제닉 한 공간에서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자본의 논리가 있겠지요. ‘좋은 빵’과는 무관하게요. 물론 가격도 중요하고 공간에서의 경험도 구매결정의 큰 이유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좋은 빵’을 생각해 본다면... 어떤 빵을 떠올릴 수 있을까요?

군더더기 없는 빵이 좋다. 가게 이름의 뜻이기도 하다. 빨리, 싸게, 편히 만들기 위해, 강한 맛을 내기 위해, 오래 보관하기 위해 빵이 필요로 하지 않는 첨가물을 넣어서는 좋은 빵이 나올 수 없다.

정답은 없습니다. 💭 우리는 모두 다른 이유로 다른 선택들을 하곤 하니까요. 하지만 내가 먹는 게 무엇인지, 어떤 마음으로 만들어진 건지를 살펴보는 건 우리가 스스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어떻게 대하고 싶은지를 보여주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