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런 비몽사몽 한 아침이 떠오르는 음악들을 가져와봤습니다. 스튜디오 기와에서 제작한 림킴의 라이브 세션 영상이에요. ‘Yo-Soul’과 ‘Mong’을 부르는 림킴의 목소리는 몽환적이고 가볍습니다. 공기를 가득 머금고 끝 음을 가볍게 올리기도, 내쉬는 숨에 살포시 얹기도 하며 노래하는 림킴의 목소리를 듣고 나면 산들바람에 몸을 맡긴 나비가 떠오르기도 해요. 🦋 이 영상의 로케이션도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우리꽃 식물원으로, 이런 림킴의 음악과 참 잘 어울리는 곳으로 정했고요. (정말이지 지독한 천재들..😓)

림킴은 오리엔탈리즘을 비판하는 음악을 주로 작업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주제를 잘 풀어내고자 강렬한 고 자극의 전자음을 자주 사용하죠. 👹 이런 부분 때문에 림킴의 음악을 좋아하는 분도 계실 거예요. 그러나 이 라이브에선 기존 음악을 좀 더 어쿠스틱한 방식으로 풀어냈어요. 청아하고 단단한 가야금 소리가 림킴의 목소리를 현악기처럼 들리게 하는 거죠. 신시사이저가 중간중간 이펙트를 넣어 림킴 만의 색을 조금씩 입히기도 하면서요. 이 자그만 변화가 그간 강렬하게 오리엔탈리즘을 비판하던 림킴의 음악에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동시에 부여합니다.

Once dream, i was a butterfly

But it dazed off my mind

Lim Kim - 'Mong' 중에서

눈을 살며시 뜬 채로 아침을 맞았습니다. 그간 나비가 된 꿈을 꾼 건지, 나비가 내가 된 꿈을 꾸기 시작하는 건지 모르는 채로요. 나비를 닮은 아티스트가 부르는 몽환적인 음악을 듣는 것 만으로 호접몽을 꾼 것 같습니다. 아무렴 어때요. 가만히 누워 꿈과 현실 사이를 나비처럼 날아볼까요? 잠에 다시 들지, 하루를 시작할지는 감기는 눈에 맡기고 말이에요. 😴

터렐의 작품을 보며 우리는 도처에 있지만 인식하지는 못했던 빛의 존재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어떤 작품에서는 강렬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가 하면, 어떤 때에는 이게 빛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할 정도로 은은하게 나타나죠. 터렐의 작품은 빛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는 특정한 공간 그 자체를 작품으로 만들어버려요.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익숙했던 빛은, 그의 작품 속에 들어서는 순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관람객의 주변을 감쌉니다. 💫 익숙함이 특별함으로 찾아오는 순간이죠. 그 빛 속에서 관람객은 자신과의 깊은 대화, 즉 명상 속으로 자연스레 빠져들게 되고요. 😌

빛의 미술가가 가져다주는 명상을 매일 아침마다 즐길 수 있다면 좋으련만, 사실 그의 작품을 매일같이 경험하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잖아요? 😭 하지만 우리는 잠시나마 터렐을 만났으니, 이제 그가 말한 빛의 존재를 일상에서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터렐이 조성해놓은 빛만 우리에게 사색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평소처럼 익숙한 아침, 매일 조금씩 특별할 수 있을 거예요.

추신 :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에는 제임스 터렐 특별관이 있답니다. 터렐의 작품 속에 있어보고 싶다면 가을을 맞아 공기 좋은 강원도로 떠나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아침을 기다려본 적 있으신가요? 얼결에 밤을 새버려서, 막차를 기다려야 해서, 새해의 정기를 받으려고... 갖가지 이유가 있겠네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저 살기 위해 아침을 기다립니다. 영화 <룸>의 주인공, ‘조이'와 그의 아들, ‘잭'의 이야기예요. 👥 조이는 17살에 의문의 괴한에게 납치되고, 강간에 의해 생긴 그의 아이를 낳아 기르게 돼요. 범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괴한, ‘닉 아저씨’는 1평이 겨우 넘는 방음 창고에 둘을 가둬 버리고, 그 곳은 조이와 잭의 세계가 되어버립니다.

다시 아침 이야기로 돌아가볼까요? 해가 뜨기 직전 하늘을 기억해보자고요. 아주 어둡지 않던가요, ‘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요. 그러다 수평선 너머에서 삐져나오는 반가운 빛은 곧 눈을 찌르는 햇빛이 되어버리고요. 🌞 조이와 잭의 삶도 그러했어요. 방 안에서의 삶은 닉 아저씨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고, 정상적인 양육과 생활 모두 불가능했죠. 조이는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해 이가 다 빠지고 있었고, 잭은 ‘바깥 세상'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어요. 그런 둘은 묘책을 통해 겨우 ‘그들만의 아침'을 맞이해요. 하지만 겨우 상봉한 조이의 가족들은 잭의 존재를 당황스러워 하고, 사람들의 편견이 둘에게 따갑게 쏟아집니다.

하지만 그 좁은 방에서 잭이 아니었다면 조이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을까요? 둘은 범죄의 흔적이나 생존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바로 가족이었어요. 오지 않을 것 같은 아침을 기다릴 수 있었던 힘이기도 했고요. 만약 사람들이 조이와 잭에 대한 편견 없이 그들을 이해했다면, 둘은 조금 더 순탄히 세계를 넓혀갈 수 있었을 거예요. 😢

생각해보면 아침이 늘 반가운 손님은 아니었어요. 당장 메일이 도착했을 오늘도 님은 꽤 힘들게 눈을 뜨셨겠죠. 그럼에도 아침에서 이어지는 낮은 없어선 안되는 시간이기도 하네요. 그때가 아니면 따사로운 햇빛과 달콤한 낮잠은 언제 즐기겠어요? 조이와 잭을 비롯해, 우리 모두에게 아침은 그렇게 온갖 찬란한 감정을 가져다주는 시간이 될 거예요. 🧘

직장인들이 자기 시간과 돈을 들여서 만능일꾼으로 자꾸 자꾸 거듭나는 세상. 😮  일잘러의 유행과 미라클 모닝의 갓생시류의 최대 수혜자는 어쩌면... 사장님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