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쾅 쿵쾅. 사람의 관계는 어떠한 모양이든 심장이 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설렘도, 실망도, 분노와 좌절도 심장이 뛰며 시작되죠. 🫀첫 곡인 ‘Intro’는 요동치는 심장 박동에 오메가 사피엔의 목소리가 얹어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언뜻 들을 땐 맥락있는 문장들 같지만 사실 정확한 뜻 없이 음악의 분위기에 맞춘 아무 말들이에요. ‘이게 뭐야’ 싶지만 곰곰이 생각해봅시다. 사실 사람의 대화도 대부분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걸요. 🤔 쌓아지는 아무말들, 빨라지는 심장박동, 산발적인 사운드들은 찢기기도 하고 뭉치기도 하며 질주를 시작합니다.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는 속도는 레이싱카의 질주처럼 빨라져요. 🏎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질주에 속이 미식거릴 때쯤 두 번째 곡, ‘Being-Being’이 이어집니다. 뚜렷한 멜로디 라인 없는 테크노 리듬에 맞춰 길 잃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러이 떠다니죠. 하나씩 잡아 살펴볼까요? ‘혼자는 너무 외롭고 같이는 힘이 들면 도대체 어느 누가 나와 어울리겠나.’ ‘남을 탓하는 맘은 바람처럼 쉽게 불며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데 눈이 말라서 물이 나와요.’ 눈을 질끈 감자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속마음들은 삐이- 이명이 되어 잠잠해집니다.

이명이 끝날 때쯤, 내 마음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텅 비어버린 마음. 마지막 곡인 ‘Bowl'의 신나는 비트는 텅 빈 마음에 이리저리 반사되며 에코를 만들어냅니다. 🗣 사운드가 더 많이 울릴수록 내 마음이 비어있는 것이 실감나 괜히 눈물을 쓱쓱 닦아내요. ‘잊지 말자. 사람에게 마음을 쉽게 주는 거 아니야.’ 계속 다짐해봤자 떠나버린 사람들을 곱씹는 꼴이 되죠. 이리저리 반사된 비트가 잦아들고 곡이 끝났다 생각할 때 쯤 누군가와 함께 탈 레이싱카가 다시 보입니다. 🏎 쿵쾅 쿵쾅. 심장박동이 들리고 난 미친 질주를 다시 시작해요.

지금까지 정크야드의 [BAD TRIP: Dorm Stairs Live]에 대한 소개를 즐겁게 들으셨나요? 그럼 이제 음반 바깥으로 한발 떼봅시다. 음반을 홍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음원과 뮤직 비디오를 공개하는 방법도 있지만, 특별한 이벤트와 굿즈도 있답니다. 없으면 안되는 건 아니지만, 없으면 허전한 것들이죠. 😉 정크야드의 이번 앨범에도 이 요소들이 당연히 함께합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의 즐거운 추억은 DVD로까지 이어집니다. 💿 앨범 굿즈로 함께 내놓은 DVD는 이 앨범의 의미를 더욱 특별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우린 DVD에 익숙한 세대가 아니에요. 그럼에도 정크야드는 영상을 물리적으로 발매하고자 DVD를 선택했어요. 번거로운 절차를 덧붙여서라도 좋아하는 사람들의 추억을 되새겨보는 DVD의 방식이 이번 리믹스 앨범과도 꽤 닮은 것 같지 않나요? 친한 사람들이 귀한 시간을 들여 스스로의 귀와 손으로 리믹스한 나의 노래들. 감히 말하자면, 이번 앨범은 친밀감에 대한 앨범인 듯 해요. 리믹스를 함께한 친한 뮤지션들은 물론, 1년 전 Dorm Stairs를 함께 들은 대중들까지. 그리고 그 에너지가 앨범 이벤트와 굿즈에까지 뻗어져나오고 있네요. ☀️

P.S. 레터에서 소개된 DVD뿐만 아니라 멋진 포스터도 구매가 가능해요! 아래 버튼을 클릭해보세요.

DADA 💌 그간 많은 뮤지션의 앨범에 조력자로 활동하는 등 활발한 작업을 펼치셨는데요, 다른 아티스트의 곡 작업을 할 때와 본인의 곡 작업을 할 때 다른점이 궁금합니다.

JNKYRD 🏟  차이가 아주 커요. 곡 작업을 할 때에는 들을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상상하거든요. 제 음악을 듣는 사람들과 제가 작업해주는 사람의 음악을 듣는 사람이 완전히 같을 순 없으니 그 사람의 곡들이 어떤 사람들한테 소비되고 있는지 생각합니다. 제 음악의 경우에는 저의 일상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공감하고 위로받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를 위해 음악을 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따라서 동시에 스스로를 클라이언트처럼 제 3자화 시키기도 합니다.

DADA 💌 저 또한 일상에서 느낀 것들을 쓰고 읽으며 위로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정크야드님은 음악이라는 언어로 스스로를 표현하시는 분이니 곡을 쓰시는 거고, 저는 글 쓰는 게 편하니 글을 끄적이는 것 같네요. 다들 각자가 편한 언어로 스스로를 살펴보는 것 같습니다.

DADA 💌 많은 앨범들 중 Dorm stairs를 1주년 앨범으로 리믹스 작업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JNKYRD 🏟  Dorm stairs는 제가 처음으로 저 혼자 만든 앨범이라 음악 활동의 시작 같은 기념비적인 앨범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한 게 아니라서 항상 배운다 생각하고 음악을 해왔는데, Dorm Stairs 만큼은 모든 계획을 스스로 짜서 만든 완전히 제 것인 느낌. 감사하게도 앨범에 대한 반응도 좋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