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새침해보이는 요 강아지, 별명은 도지예요. 이 강아지도 밈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마구 복제되어 새로운 밈으로도 탄생했었어요. NFT로는 무려 400만달러에 팔렸고요. 물론 팔리기만 했다고 모두 예술 작품이라고 볼 수는 없겠죠. 하지만 금전적 가치와 인기, 나름의 미적 가치, 복제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에서 ‘팝아트’와 많이 닮지 않았나요? 팝아트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장르, 또는 가공 과정이 꼭 필요하며 대중문화를 비판 대상이 아닌 창작의 소재로 삼는 미술이라고 정의돼요. 주어를 밈으로 바꿔도 어색하지 않은 문장인 것 같아요.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예술이 아닌지를 판단하는 건 개인의 몫이에요. 밈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밈을 포함해, 예술의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그 현상 자체일 거예요. 🤔

강유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좋아서 하는 채널’에서 도믿걸(도를 믿으십니까 girl), MBTI 시리즈 ASMR을 통해 사이비 신봉자에 대한 풍자, 대략적인 인간의 성격 유형과 심리를 분석적으로 보여줬어요. 주현영은 SNL의 한 코너에서 ‘주기자’라는 캐릭터를 통해 패기는 넘치나 사회적 판단에는 아직 미숙한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연기했죠. 이 두 희극인은 배우로서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우리에게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 하고 싶었던 말, 타인과 함께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한다면 금방 증발될 수 있는 불쾌했던 감정 등을 나눌 수 있게 장을 열어주는 것이죠. 다만 묘사 대상에 따른 비판 역시 존재합니다. 🤔 최근 대세의 반열에 오른 주기자의 경우 사회초년생을 연기하고 있지만 공사를 가리지 못한 언행 외에, 팔랑거리는 손목이나 울먹거리며 발표를 포기하는 모습 등이 특정 성별, 더욱이 취업과 승진의 영역에서 아직도 불안정한 약자를 희화화한다는 점에서 고운 시선으로만 비추어지지는 않고 있거든요.

특히나 동시대에서는 ‘무해한 웃음’이 유머의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희화화가 항상 유머로서 소비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거예요.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는 무심한 시선도 거두어야 할 거고요. 개인의 미숙함보다는, 더 크고 분명한 문제점을 꼬집고 건강한 웃음을 향하는 유머가 많아지기를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