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다다른 #65번째 레터 : 고발
2023/11/30
당신에게 다다른 #65번째 레터
📢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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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명사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잘못이나 비리 따위를 드러내어 알림.
이번 레터를 준비하면서, 인터넷에 ‘고발’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그 뜻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 그러다 문득 고등학생 시절 법과 정치 수업 시간에 고소와 고발에 관해 배운 내용이 어렴풋이 떠올랐어요.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고소와 달리, 고발은 누구든지(제3자가) 할 수 있다. 세상이 사건사고로 소용돌이치던 무렵이라,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예술 작품을 볼 때면 마음 한켠이 시큰거렸었는데요.. 시간이 훌쩍 흐른 지금,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 작품은 여전히 많은 것에 반해 저는 무기력함과 눈치만 잔뜩 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레터를 계기로 힘을 내보려 합니다. 🤝
- 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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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 카메라로 고발한 세상 📸
[ 영화 ] 모든 탑승객 분들을 환영합니다. 🛳
[ 트렌드 ・ 대중문화 ] [COVER] 박명수-퀸카 AI ver.
[ 음악 ] 고발은 힙합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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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을 밝히고 진실을 규명하는 것. 진실을 낱낱이 드러내는 건 고발자의 역할일 겁니다. 그리고 한치의 거짓 없이 완전한 ’기록’을 위해 눈앞의 무언가를 완벽히 포착하는 사진가가 있습니다. 바로, 낸 골딘(Nan Goldin)이요. 📸 그녀가 진실을 드러내는 데에 치중하게 된 건 유년기의 어떤 사건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낸이 18살이 되던 해, 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든요. 하지만 낸의 부모님은 언니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걸 낸과 주변 이웃들에게 숨겼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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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낸 골딘은 가출 후 히피 커뮤니티에서 사진 작업을 시작합니다. 정치적 검열과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작품에서 퀴어 커뮤니티와 에로티시즘, 에이즈와 약물 중독과 같은 이슈들을 담아냈죠. 또, 움직이는 사진들을 이용한 설치미술 작품 <Sisters, Saints, and Sibyls>에서 언니의 자살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여러 장의 사진과 이야기로 풀어내기도 했고요. 🎞️ 작품에서 낸은 사회가 쉬쉬한 것들을 고발하고, 언니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탐구하며 부모님이 숨겼던 진실과 역사를 드러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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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낸은 2017년도에 P.A.I.N.(Prescription Addiction Intervention Now)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세상의 부조리를 고발했습니다. 💊 그녀가 고발한 부조리는 바로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인 옥시콘틴을 둘러싼 제약회사와 의료계, 그리고 국가의 결탁이었어요. 당시 옥시콘틴의 위험한 중독성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고, 이를 무분별하게 판촉해 제약 회사 퍼듀 파마와 회사를 소유한 새클러 가문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죠. 낸 역시 손 수술을 받은 후 처방받은 옥시콘틴에 중독된 피해자였어요. 중독으로부터 겨우 벗어난 낸은 이 사건이 개인만의 경험이 아닌 ‘오피오이드 위기’라 불리는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임을 깨달았죠.
따라서 낸은 본인이 쌓아 올린 예술가로서의 지위를 활용해, 제약회사의 기부금을 받아 성업해 온 전 세계 대형 미술관들을 고발했습니다. 🏛️ 마침내 대형 미술관들은 줄줄이 부정한 기부금 거부 선언을 발표했고, 새클러 가문은 파산했죠. 이렇듯 그녀는 작업하는 방식도,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진실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아주 사적인 사건으로부터 시작된 그녀의 고발이 세상을 꽤나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킨 것 같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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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크루즈는 우리 모두의 꿈이자, 거울입니다.✨ 한 번쯤은 크루즈 1등석에 타서 여유를 즐기고 싶지만, 현실에선 3등석, 혹은 아예 승선 자체를 하지 않길 선택합니다. 가성비를 따지고 낼 수 있는 휴가를 생각하면 크루즈는 그리 만만한 여가가 아니거든요. 그런데 미디어 속 유명인과 백만장자들은 밥먹듯이 크루즈를 타네요.
영화 <슬픔의 삼각형>은 바로 이 크루즈에서 펼쳐집니다. 주인공 ‘칼’과 ‘야야’ 커플을 시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크루즈로 입성해요. 인플루언서 커플인 둘을 비롯해 러시아 부자나 금슬 좋은 노부부만이 이곳에 있는 줄 알았지만, 영화는 러닝타임을 더해가며 그 화려함의 밑바닥을 고발합니다. 🧹 이민자, 노동자, 어린이… 사치를 지탱하고자 미친듯이 일하고 괴롭힘 당하는 이들의 존재가 있다고, 사회, 아니 크루즈의 실상을 무참히 보여주죠. 그 고발을 목격한 우리는 스크린 밖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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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이들의 크루즈가 황당히 전복되어 무인도에 당도한 것 역시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 사회도 늘 뜻밖의 사건을 겪고, 그것을 영원히 수습하면서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 내가 누군가의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 ‘돈’이 사라지고 나니 오직 능력만이 빛을 발합니다. 문명화된 인간이라면 응당 가지고 있던 예의나 이성은 조금씩 희미해지고요. 결국 화려했던 크루즈는 작고 추한 난파선이 되고 맙니다.
<슬픔의 삼각형>이 불합리를 고발하는 방식은 꽤 노골적이고, 유쾌합니다. 파도 대신 토사물을 가르며 굴러다니는 부자들과 과자 한 조각을 위해 제 하룻밤을 바치는 모델 청년... 가진 자들을 망신시켜 보려는 마음이 참 발칙하네요. 🔥 다량의 웃음과 약간의 냉소는 한데 잘 어우러져, 근사한 등대가 되어줍니다. 그 끝에는 우리 사회에 대한 잔혹한 진실이 환히 빛나고 있죠.
영화 속 크루즈는 난파되고, 승객들은 죽거나 살아남아 섬에서 또 다른 불평등을 구축합니다. 🛳 현실의 세상은 파괴되고 있고, 사람들은 죽거나 살아남아 화성에 또 다른 마을을 만들려 애써요. 🌏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우리의 세계는 고발을 피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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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이벤트) 다다 소식
세상에 사랑과 열정을 외친 두 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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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인 예술가들은 때로 기구하고도 굴곡진 생애 탓에 동시대에 이르러 영화나 소설의 모티브가 되곤 합니다. 음악을 통해 압축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뮤지컬 또한 빈센트 반 고흐, 이중섭, 프리다 칼로 등의 화가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극적인 감동을 줍니다. 🎨
오늘 소개드릴 창작 뮤지컬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 또한 두 화가의 예술적 고뇌와 지켜내고자 했던 뜨거운 꿈을 볼 수 있는 공연입니다. 재연으로 돌아온 만큼 탄탄해진 만듦새가 기대되는데요. 두 작품이 하루에 이어서 공연되는 옴니버스 형식인 만큼 배우들의 1인 2역 연기도 궁금합니다. 관람을 희망하시는 분은 아래 버튼을 눌러 응답해 주세요! 추첨을 통해 열 분께 티켓을 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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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딜리아니> <에곤 실레>
📌 관람 일시
12/19(화) 19시 30분 〈모딜리아니〉
12/19(화) 20시 50분 〈에곤 실레〉
📌 당첨 인원
R석 10명 (1인 2매 제공, 총 20매)
📌 응모 기한
12/7(목) 18시까지
📌 당첨자 발표
12/8(금) (개별 연락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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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께 다다른 DADA letter, 어땠나요?
작별은 작별이고, 약속도 약속입니다! 💪 12월에도 알찬 레터를 계속 보내드리고, 크리스마스를 지나서, 12월 28일이 되면 오프라인 모임과 함께 아주 멋진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 거예요! 그때까지 님은 늘 그랬듯이 잘 읽어주시기만 하시면 됩니다. 피드백으로 생각을 나눠주시면 더 좋고요! 😆 아참, 모임 장소는 서울 신당에 위치한 📍 낫파운드모어로 확정되었어요. 우리 그때 꼭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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