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대 시절 제 취미는 통기타 연주였어요. 🎸 손가락 조금 튕겼을 뿐인데 안고 있는 기타가 울려 소리가 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몇 년 치다 보니 나름의 습관이나 취향도 생겨서, 손톱으로 쓸어내리는 스트로크 주법보다는 손가락으로 한 줄씩 뜯어내는 아르페지오 주법을 즐겼죠. 나중엔 황혼 같은 핑거스타일 곡도 연마(?)했지만, 이젠 다 잊어버려서 기본 코드나 겨우 칠 수준이에요. 😅 그래서인지 공연이나 텔레비전에서 기타 연주자를 볼 때마다 오묘한 기분이 듭니다. 관객인 제게 닿는 울림만큼이나 그걸 연주하는 본인에겐 얼마나 큰 울림이 느껴질지 상상하게 되어서요.
- 영 👀
[ 음악 ] 고요한 숲속으로 이끄는 울림 🧘
[ 광고 ]진동-신체-소리의 울림 🌀
[ 트렌드 ・ 대중문화 ]울림 좋은 자리 추천 받아요 내공 100
[ 영화 ]울림이 들리세요, 느껴지세요?
음악
고요한 숲속으로 이끄는 울림 🧘
아티스트가 음악을 만들 때 신경 쓰는 부분은 여러 가지입니다. 누군가는 마음을 담은 가사를 전달하고 싶어 하고, 또 누군가는 흔치 않은 화성으로 대중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어 하죠. 여기 그들과는 조금 다른 결의 아티스트가 있어요. 바로 앰비언트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 말이에요. 🔉
앰비언트 음악(Ambient Music)은 전자음악 장르의 하나예요. 한 테마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점차 레이어를 넓혀나가죠. 앰비언트 음악의 목적은 분위기, 즉 ‘공간’을 만드는 것에 있거든요. 😌 ‘환경 음악’이라고도 불리는 앰비언트는 전자음악의 탄생과 동시에 발전한 유서 깊은 장르예요. 곡의 전개가 매우 느려 호불호가 갈리지만, 앰비언트 음악의 매력이 빠른 전개와 분명한 기승전결에 있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면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어요.
🎧 Jon Hopkins - Welcome🎧
오늘 소개해드릴 음악은 앰비언트 음악의 대가라 할 수 있는 존 홉킨스의 ‘Welcome’이에요. 2021년에 발매된 앨범 ‘Music For Psychedelic Theraphy’의 첫 곡이죠. 음악은 싱잉볼 같기도 하고 작은 풍등 같기도 한 소리로 시작해요. 🎐 마치 요가 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것 같은 사운드는 우리의 귀를 통해 몸속 영혼을 자극하는 듯하죠. 싱잉볼 소리는 끝이 늘어지기도 하고 부피를 늘려가기도 하며 점차 쌓입니다. 곡이 진행되며 가벼운 한 겹 한 겹의 소리가 쌓이고 나중엔 거대한 공간을 만들어내요. 😮
최소한의 음으로 여러 레이어를 쌓아 만든 음악은 느리지만 집요하게, 성실하면서도 분명하게 울림을 만들어요. 그리고 그 울림은 공간에 세계관을 부여하죠. 🏞️ 그래서일까요? 앰비언트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은 이 음악이 자신들을 우주로, 무의식으로, 대자연의 한복판으로 이끈다고 말해요. 여러분도 눈을 감고 ‘Welcome’을 들어보세요. 횟수를 거듭하며 쌓이는 소리의 레이어들이 만들어내는 음파가 느껴지시나요? 그 음파가 여러분의 공간을 가득 메우는 것을 느끼실 수 있나요? 만약 이 모든 질문에 긍정의 대답을 하신다면, 곡이 끝날 때쯤 여러분은 이미 고요한 숲 속에 계실 거예요. 🍃
광고
진동-신체-소리의 울림 🌀
호흡은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면서, 분위기를 결정하는 가장 큰 움직임이기도 합니다. 🌬 단순히 숨을 쉬는 걸 넘어 상대에게 전달되는 감정과 에너지가 담기기 때문이죠. 오늘 소개할 김혜윤 안무가의 <Aura>는 호흡을 시작으로, 진동이 울림이 되고 울림이 형태가 되어 몸과 조화되고 치환되는 실험을 하고자 합니다.
🔗고스트그룹의 김혜윤 안무가는 추상적인 개념들을 다양한 이미지와 움직임으로 구체화하여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 그리고 이번 개인 작업은 더욱 확장된 매체적 표현을 통해 흐름과 에너지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자 결과물이에요.
김혜윤 안무가 제공
🔗안무가는 음악과 무용수들의 에너지를 통해 공간에서 느껴지는 진동이 관객에게 가닿는 것이 이번 작업의 목표라고 밝혔는데요, <Aura>가 펼쳐지는 공연장 속 모든 존재는 자기만의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호흡이라는 가장 미세한 떨림을 시작으로 개개인은 고유성을 드러내고, 진동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파장 속에서 우리는 또 변해가죠. 무대 위 무용수 각자의 고유한 주파수, 공연장의 압도감, 오브제들의 소리, 그리고 객석과의 상호작용은 모두 울림으로 치환되어 공간을 팽팽하게 메꿉니다. 🗯 각기 다른 주파수의 진동들이 만나 만들어진 공명은 다시 에너지로 순환하여 우리를 끊임없이 형성하고 지속할 수 있게 하고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악기 소리와 어우러지는 공연의 특성에 걸맞게, 문화비축기지라는 공간은 <Aura>가 펼쳐지기에 가장 알맞은 형태로 존재합니다. 🏛 넓은 면적에 아주 높은 돔 형태의 빈 공연장은 무대 안팎에 존재하는 것들의 진동과 울림을 담기에 제격이죠. 이렇듯 진동-신체-소리라는 작업의 세 키워드의 열거는 다소 추상적인 무언가로 얼핏 우릴 스치는 듯 하지만, 이 모두는 <Aura>에서 한 데 엮여 아주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감각으로 우리를 자극합니다.
김혜윤 안무가는 공간 속에 부유하는 신체들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무대에 응축했습니다. 누군가의 호흡, 소리가 뭉친 진동이 내게 부딪혀 울릴 때, 우린 어떤 걸 감각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