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질투하는 마음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예컨대 이미 가졌지만 독점하고 싶은 마음, 닿을 듯 닿지 않아 아쉬운 마음, 혹은 애초에 내겐 불가능한 것에 대한 분노가 마음. 내 관심이 닿은 대상으로부터 온전히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을 느낄 때, 우린 그렇게 질투에 휩싸이죠. 님은 어떠신가요? 저는.. 그토록 향했던 무언가를 떠올리자니… 생각보다 참 별 게 아니었네요. 괜한 열정으로 괴로웠던 건 아니었나 싶고요.. 🤒
- 유젠🖇️
[ 미술 ]1928 파리에서 생긴 일 🤝
[ 영화 ]나도 알아! 내가 별로라는 거! 🙁
[ 음악 ] 질투는 나의 힘
[ 트렌드 ・ 대중문화 ]너 말고 저 여자가 부러워
미술
1928 파리에서 생긴 일 🤝
좌: 나혜석, <화녕전작약>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우: 백남순, <낙원>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에서 유독 많은 관심을 모은 두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백남순의 <낙원>과 나혜석의 <화녕전작약>인데요. 1930년대에 그려진 이 작품들은 🔗1400여 점의 기증 미술품 가운데 '대표 희귀작'으로 꼽혀 눈길을 끌었죠. 😲 백남순과 나혜석은 동시대에 활동한 여성 화가입니다. 오늘은 그들의 질투와 후회가 뒤섞인 관계에 집중해 볼까 해요.
둘의 인연은 1928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돼요. 🇫🇷 당시 백남순은 우리나라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하는 유학생이었습니다. 나혜석은 외교관인 남편 김우영을 따라 세계 일주를 하던 도중 파리에 들르게 되면서 백남순을 만나요. 나혜석은 파리에서 백남순과 함께 남아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지만, 남편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나혜석은 이런 말을 남긴 채 백남순과 헤어지게 됩니다. 🔗"여자가 그림은 그려서 무엇에 쓰게. 너도 시집이나 가라, 얘.”
이 말이 나혜석의 진심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김우영에게 청혼을 받았을 때 그의 승낙 조건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방해하지 말아 달라’였으니까요! 😤 자신과 달리, 마음껏 그림을 공부하는 백남순이 질투 났던 모양이에요. 그러나 백남순이 성공한 화가의 삶을 산 것은 아닙니다. 그는 귀국 이후 전시를 열며 화가로서의 명성을 펼치는 듯 하지만, 전쟁 중 남편을 잃고 월남하며 그림 상당수가 소실돼요. 이후 백남순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며 사람들에게 잊히고 맙니다.
좌: 나혜석 (출처: 국민일보) 우: 백남순 (출처: 국민일보)
시간이 흘러 백남순은 일생에서 후회되는 것 중 하나로 🔗‘파리에서 나혜석과 헤어진 것’을 꼽습니다. 이렇게 질투와 후회의 감정을 넘나든 두 사람의 관계를 감히 한 단어로 정의해 본다면.. 바로 연대가 아닐까 해요. 서로의 능력을 신뢰하고 멋진 작업을 해낼 거란 존경심이 있었기에, 미워할 수도 그리워할 수도 있었던 거죠.🤝 마침 수원시립미술관에서 둘의 관계에 집중하는 전시를 열고 있네요. 님과 미술관에서 만나 그들처럼 우정을 쌓는 상상을 해봅니다.
추운 겨울, 미숙은 얼굴이 시뻘게진 상태로 꽝꽝 언 운동장을 파고 있습니다. 서 선생님이 분명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데 계속 부정하는 것 같았거든요. 🗯“9시 12분에 제가 전화했는데 안 받아놓고 14분에 음성메시지를 확인하셨다는 건 분명 일부러 답을 피하시는 거잖아요?”아무리 추궁해 보아도 선생님은 질려버렸다는 듯 자리를 피하고, 미숙은 열심히 삽질한 구멍에 들어가 거친 숨을 내뱉습니다. 🕳세상이 공평하다는 기대는 버려. 나 같은 사람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해.계속해 자신의 투지를 끌어올려내면서요.
출처: 네이버 영화
미숙은 어릴 때부터 ‘인기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쉽게 빨개지는 얼굴과 숫기 없는 성격 탓에 학창 시절부터 따돌림을 당했고, 러시아어 선생님이 된 지금도 학생들은 미숙의 수업을 지겨워하죠. 🥕 매번 거절당하는 미숙의 눈에 자신과 달리 언제나 사랑받는 동료, 유리가 있었습니다. 얼굴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성격의 이유리 선생은 어디서든 환영받았어요. 자신과는 다른 세상을 사는 유리의 곁에서 미숙의 서러움은 배가 되어갔습니다. 😡
그럼에도 미숙은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했습니다. 비인기 과목 선생이라는 이유로 담당 과목이 영어로 바뀌었을 때도 따로 학원을 다녀가며 자신의 몫을 해내고자 노력하기도 했고요. 📚 유리에게만 마음을 여는 것 같은 서 선생님의 마음을 돌리고자 물불 가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려 하기도 하면서요. 💘 그러나 어째서인지 부러워하면 할수록, 애를 쓰면 쓸수록 일은 요상하게 꼬이기만 했어요.
“나도 알아! 내가 별로라는 거! 내가 내가 아니었으면 다들 이렇게 나한테 안 했을 거면서! 내가 나니까 다들 일부러 나만 무시하고!” 영화의 말미, 미숙은 그간의 울분을 토합니다. 😫 빛나는 사람들 사이 스스로가 초라해 우는 그의 대사는 결코 미숙만 가지고 있는 생각이 아닐 거예요. 어쩌면 스스로가 쪽팔리다며 소리 지르는 미숙이 우리 중 가장 용감하고 솔직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창피한 자신과 당당히 마주한 미숙은 한결 가벼워진 얼굴로 스크린 너머 우리를 바라봅니다. 이제 내가 좀 좋아지기 시작했다면서요. 남을 건강하게 부러워할 줄 알게 된 미숙의 얼굴은 홀가분함으로 반짝거립니다. ✨
가을이 올랑말랑 밀당을 하는 것 같아요. 😅 어쩌면 겨울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질투하는 것일지도요! 오늘은 질투라는, 흔하고도 아주 미묘한 감정을 다뤄봤어요. 님도 질투를... 하시겠죠? 양철로봇은 아니시겠죠? 오늘 레터를 읽으시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최근 마음에 질투를 지폈던 무언가가 있었는지 모두 피드백 폼에서 나눠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