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의 ‘Precious’에는 나의 미성숙함으로 인해 상처 입은 소중한 사람을 향한 잔잔한 고백이 담겨있습니다.

어떤 말을 할까 참 고민했어

너무 소중해서 너무 아까워서 너의 일분일초

…

I know that I have a lack of experience

…

기억나? 슬펐던 그날 찍힌 사진

뒤돌아보니 어느새 추억이 돼

죄책감에 사과를 건넬 엄두조차 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슬픔 또한 언젠간 추억이 된다는 가사처럼, 상처를 함께 치유할 용기를 가져보자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소중한 관계 속에 둘의 마음은 함께였을 테니까요.

반면,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으려는 마음에 정작 스스로를 돌보지 못할 때가 있어요. 🤒 반대로 이따금씩 튀어나오는 모난 생각을 마주할 땐 스스로를 비난하기도 하죠. 같은 사람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마음들이 뒤섞여 머리가 지끈 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때, 소금은 ‘처방전’을 들려줍니다.

가장 용감한 행동은 자신만 생각하는 거래

…

우린 그냥 하던 거나 하면 돼

될 일은 알아서 돼

용감하게 나의 모든 생각들을 긍정해보는 건 어떨까요. 어느순간 그런 생각들은 사라질 수도 있고, 🔗소금의 말처럼 어쩌면 오늘이 나의 가장 선한 날일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그때를 우린 꼭 기억하기로 해요. 나의 따뜻함에 위로를 받았던 그때, 누군가에게 약이 되었던 그 순간을 불러일으키는 ‘처방전’은 복잡해진 마음을 치유합니다.  쓰린 상처들도, 그리고 거친 생각들 마저도 소금의 처방 아래 따뜻한 기운으로 녹아버릴 것 같지 않나요? 🫠

2003년 여름, 민영순은 동료 박이소와 함께 인사동의 어느 카페에 갔습니다. 그곳의 공간이 재미있어 촬영을 시작한 민영순은, 박이소에게 갑자기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자신이 무얼 해야 할지(What should I do?) 물어요. 그러자 박이소는 대뜸 우울증 치료제를 매일 한 알씩 먹으라고 합니다. 💊 그러곤 태연하게 음료를 한 숟가락 후루룩 떠먹죠.

당시 인터뷰 작업을 하고 있었던 작가는 카메라 속 인물의 대상화에 대해 고민합니다. 민영순은 박이소에게 이런 대상화의 문제에서 어떻게 피하냐고 물어요. 이에 박이소는 내러티브, 드라마, 다큐멘터리, 심지어 당신과 나에 대해 잊고, 그저.. 목적 없이 생각하는 ‘산책(stroll)’을 하라고 합니다. 민영순이 정치적 올바름에 묶여 목적 없이는 무얼 할 수 없다고 하자 박이소는 대답해요. “그냥 망할 작업이나 하란 말입니다.” 😳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봄, 아트선재센터는 여러 작가들의 작업들을 모은 온라인 플랫폼 🔗‘Homework’를 개설했어요. <박이소와의 대화>는 그중에서도 달라지는 일상에 대해 기록하는 ‘2020’ 카테고리 가장 하단에 실려 있었죠. 이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박이소는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는 민영순에게 너무 깊이 생각 말고 느슨해져 보라고 해요. 😌 이런 ‘박이소식 마음가짐’은 신중함이 미덕인 세상에 어쩌면 파격적인 해결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웃집 토토로>를 아시나요? 🏡 귀여운 캐릭터들과 일본의 시골 정취, 심지어 사운드 트랙까지 기막힌 이 영화를 사랑하시는 분들 꽤 계실 것 같아요. 그럼, 질문을 바꿔 여쭤보겠습니다. <이웃집 토토로>는 어떤 영화인가요? 흠.. 워낙 아이코닉한 장면이 많아 줄거리는 기억이 안 나신다고요? 🤔 좋아요! 오늘은 토토로의 압도적 귀여움에 가려진(^^;;) 주인공 가족의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 다정한 슈퍼맨 아빠 쿠사카베, 🧒 마음이 따뜻한 언니 사츠키, 👧 귀여운 참견쟁이 동생 메이의 노래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이들은 아픈 엄마의 치료를 위해 병원 근처로 이사를 가고 있어요. 도착한 집은 인적이 끊긴 지 오래돼 제법 음산합니다. 👻 “귀신의 집에서 살아보는 게 내 꿈이었어!” 세 가족은 씩씩하게 집 곳곳을 청소하며 새 보금자리에 적응해가요. 모든 게 자리를 잡아갈 때쯤, 호전되던 엄마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그리고 사츠키가 전보를 기다리는 동안 메이는 엄마를 위해 직접 수확한 옥수수를 전하러 혼자 집을 나서죠. 🌽

환자의 병세가 깊어질수록 가족들은 지칩니다. 아버지는 일, 육아, 병간호까지 혼자 도맡느라 늘 피곤하고, 사츠키는 부모의 부재를 채우기 위해 일찍 철이 들었습니다. 메이 또한 바쁜 가족들 틈에서 늘 외로웠죠. 이들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서로 말하진 않아도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해주고자 했다는 점이에요. 익숙한 동네를 벗어나 엄마 곁으로 보금자리를 옮길 결심, 폭우 속에서도 졸린 동생을 업고 아빠를 기다렸던 마중 길, 길은 모르지만 엄마를 낫게 할 옥수수를 냅다 챙겨 떠날 용기.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치유를 누구보다도 바라고 있었어요. 🙏

<이웃집 토토로>가 어떤 영화냐는 처음의 질문에 감히 답을 해볼게요.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힘차게 걷는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쭉 함께 걸을 거예요. 걸음이 느려질 땐 서로의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크게 노래 부르면서요. “걷자, 걷자! 척척 걷자!” 힘차게 걷는 가족의 곁을 지키는 다정한 이웃 토토로는 이 예쁜 마음들의 현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